커뮤니티팀이 만난 사람들
지역과 연결되는 매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기획자의 시선
게시일: 2026. 05. 13
사전에서 ‘매장’은 물건을 파는 장소를 뜻한다. 하지만 어떤 매장은 단순히 그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물건을 파는 이와 사는 이를 연결하며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비추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무인양품이 매장을 바라보는 방식도 이와 닿아 있다. 무인양품의 매장은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의 일부가 되어, 지역과 사람을 잇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그 가운데 ‘제주’는 더욱 흥미로운 조건이 된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은 제주만의 생활 방식과 지역 문화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 제주에서 매장은 어떻게 지역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무인양품 제주점은 이러한 고민을 안고 출발했다. 지난해 11월, 제주점의 오픈을 기념해 구좌 세화리의 열여섯 가게와 함께한 ‘연결되는 시장 – 세화리 수제로 편’이 열렸다.
이틀 동안 매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오갔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만남이 생겨났다. 짧다면 짧은 이틀이지만, 그 자리를 만들기까지의 고민은 결코 짧지 않았다. 기획에 함께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매장이 지역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짚어본다.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무인양품 커뮤니티팀에서 일하고 있는 지숙입니다. 커뮤니티팀은 무인양품을 중심으로 지역, 사람,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유의미한 활동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무인양품에 입사한 지도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커뮤니티팀은 연결되는 시장의 시작부터 함께해 왔죠.
무인양품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물건을 넘어 생활 방식을 제안해 왔습니다. 브랜드의 태도는 자연스레 매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이어졌어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소로 보게 된 거죠. 그런 흐름 속에서 ‘연결되는 시장’이 시작되었어요.
일본에서는 2017년부터 시작되어 어느덧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에서는 2020년 5월 타임스퀘어점에서 처음 열렸어요. 당시에는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추고, 특히 소상공인과 창작자분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던 때였죠.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지역과 고객을 잇는 작은 시장을 만들게 되었어요.
매회를 거듭하며 지역에 찾아가 다양한 브랜드의 생산자, 창작자분들을 직접 만나고 있어요. 지역마다 생각하고 있는 고민과 과제가 있기에 어떻게 함께 해결할까, 고민하고 또 일을 벌이고 있죠. (웃음)
제주점 연결되는 시장은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나요?
제주점 오픈을 앞두고 점장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 주셨어요. 먼저 제안해 주셔서 정말 반가웠죠. 초반에는 직접 뵙고, 나중에는 메신저로 정말 자주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주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점도 있어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생각보다 왕래가 잦지 않더라고요. 30~40분 거리면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도민분들은 한번 가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하신대요. (웃음)
그래서 제주도민에게도 낯선 제주의 지역성을 소개하고, 우연히 방문한 여행객에게도 제주를 새롭게 보여줄 수 있다면 정말 뜻깊은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주의 어떤 지역과 함께하게 되었나요?
이번 연결되는시장에는 코코하 김정아 대표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몇 해 전 로컬 브랜드 행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이후 ‘연결되는 시장’과 기획전 등 꾸준히 관계를 이어왔거든요. 대표님과 함께 ‘세화리 수제로’라는 테마로, 대표님이 계신 구좌 세화리의 16팀과 연결되는 시장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산과 밭에서 직접 딴 재료로 만든 페스토와 반찬, 동네의 풍경을 담아낸 디퓨저, 지역이 가진 오랜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 등, 세화리의 골목골목을 제주점에 옮겨 놓았죠. 도민분들 사이에서도 세화리를 새롭게 발견하는 반응이 많았어요.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다음엔 직접 세화리에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고요.
▲ 2024년 10월 타임스퀘어에서 개최된 제100회 연결되는 시장
커뮤니티팀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연결되는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2020년에 시작한 ‘연결되는 시장’은 어느덧 140회 넘게 이어지고 있어요. 그동안 꾸준히 잘해 왔다면,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수도권 일부 매장에서만 이뤄지던 연결되는 시장을 더 넓혀, 지방의 다른 매장이나 무인양품 매장이 아닌 곳으로까지 확장해 보고 싶어요.
결국 연결되는 시장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시장이잖아요. 이곳에서 생긴 인연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연결되는 시장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차분히 고민해 나가려고 합니다.
커뮤니티팀이 만난 사람들
지역 곳곳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기분 좋은 생활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무인양품이 말하는「기분 좋은 생활」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떻게 지역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이어지는지 전합니다.